뉴욕 여행 분위기 갑 이탈리안 레스토랑 맛집 la pecora bianca
뉴욕에 4년동안 지내면서 뉴욕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 인터뷰를 본 한국인 사장님께서 운영하시는 빵집에서 알바를
시작해 그 이후로도 알바를 손에서 놓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참 열심히 일하고 놀고 먹고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내가 4년 내내 거주했던 뉴욕의 한인타운 중 한 곳인 플러싱에서 가장 맛있는 빵집인 가나안 베이커리를 시작으로
스킨푸드, 최가 냉면, 시셰이도, 홀리카 홀리카, 삼원각 그리고 S.ESTHETICS까지...중간에 두 가게씩 겹쳐서 알바를 하기도
했지만 참 다양한 곳에서 일을 하고 또 아무리 한국 가게여도 뉴욕이란 도시였기에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가게에 오실 때마다 이대 나온 여자임을 자랑하시던 한 분 사장님을 제외하고 대체로 오너들은 모두 친절했으며
한국에서는 알바를해 본 경험은 없었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일을 할 수 있었고 한국에서 프리랜서로 일할 때만큼
즐겁지는 않았지만 업무 스트레스를 집에까지 가져올 필요는 없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한국에서 알바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비즈니스를 하는 사장님들이 그렇게 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맨 처음 일했던 플러싱에만 3개의 매장이있는 가나안 베이커리 사장님께서는 당시 편도염으로 고생하다 알바를 못하게
된 나에게 아르바이트비를 올려주시겠다는제안과 함께 조금 쉬다가 몸이 나으면 언제라도 다시 오라고 얘기해주셨다.
또 베이사이드에 위치한 내가 꼽은 뉴욕 한인 식당 최고의 맛집 최가 냉면 사장님의 경우 반년이 조금 넘게 캐셔를 보다 쉬고 싶어서 일을 그만두는 나에게 흰 봉투에 넣은 100달러 (한화 약 12만 원)를 고생했다는 말과 함께 주시며 언제든 다시 일하고 싶을 때 오라고 얘기해주시기도 하셨고 약 1년 반을 일주일에 이틀씩 파트타임 캐셔로 근무했던
플러싱에서 짜장면이 가장 맛있는 집인 삼원각 사장님께서도 다른 일을 하겠다면 그만두는 내게 마지막 날
봉투에 500달러 (한화 약 61만 원 정도)를 주시며 언제라도 새로 시작하는 일이 적성에 안 맞거나 힘들면 돌아오라고
얘기해주셨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늘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복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었지만 이렇게 뉴욕에서의 알바 생활만
되짚어 봐도 참 나는 사람 복이 많은 것 같다.
랭귀지를 다니면서 알바도 하고 연애도 하고 늦은 나이에 뭐 그렇게 살다 보니 사실 뉴욕 생활 중에 친구는 전혀
사귈 틈이 없었다. 사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나와 친해지고 싶어 했던 랭귀지에서 만난 중국 여학생들이
꽤 있었지만 나는 당시 그들과 친해질 시간적 여유가 없이 바쁘게 살고 있었다.
또 그들은 대개 내가 입은 옷은 어디에서 산 것인지와 함께 클럽에 가고 싶다는 말을 전해왔기 때문에 그들과 달리
클럽에 갈 체력이 못 되는 나는 그들과 가까워지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뉴욕 생활 중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었고 그녀는 내가 홀리카 홀리카 매장에서 알바를 할 수 있도록 나를 채용해준 나보다 두 살 어린 매니저님이었다.
나이대도 비슷하고 종교도 같고 기본적인 성향도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가 그녀는 '매니저'라고 해서 딱히 권위의식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우리는 직장 동료면서도 가끔 따로 만나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때로는 불 꺼진 매장에 앉아
새벽까지 수다를 떨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그래서였을까. 홀리카 홀리카는 내가 뉴욕에서 지내는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일했던 곳이 아닐까 싶다.
사장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게가 문을 닫고 그간 가게 일로 여러 가지 힘든 상황이 있었던 그녀는 플러싱이 아닌 맨해튼에 나가서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자고 제안해왔고 나에게 몇 군데 레스토랑 링크를 보내서 그중에 가고 싶은 곳을 골라보라고 해서 나는 이 곳 la pecora bianca를 골랐다.
그녀가 제안한 다른 레스토랑들도 모두 훌륭했지만 나는 원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좋아하는 편이고 무엇보다
la pecora bianca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여자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딱 그런 분위기였다.
직원의 추천을 받아 이 곳 la pecora bianca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파스타와 햄버거를 시켜 함께 먹으며 우리는
지난 2년간의 추억을 돌아보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특성상 한국인 입맛에 다소 짜게 느껴질 수는 있었지만 햄버거와 파스타 모두 굉장히 맛있었고
우리는 남김없이 음식을 먹고 수다도 떨었다.
좋은 분위기의 맛있는 음식까지 모든 게 완벽했던 레스토랑 la pecora bianca에서의 시간이 이어질수록 언제나
체계적이고 꼼꼼한 성격이라 늘 갈 곳을 미리 정하는 성격의 그녀가 오늘따라 더 고맙게 느껴졌다.
함께 일했던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참 개인적인 얘기들도 많이 하고 종교적인 얘기들도 많이 주고받으며 나에게
가장 많은 힘이 돼주고 힐링이 되어줬던 그녀.
더 이상 같은 곳에서 일을 하지 않아도 자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코비드 19부터 시위로 인한 통행금지까지 이어지고 있는 뉴욕에서 현상황이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따라 더 야속하게만 느껴진다.
8월. 한국에 돌아가기 전까지 한 번은 만날 수 있을까.
새벽까지 홀리카 홀리카 매장에서 웃고 떠들며 힘들었던 뉴욕 생활을 이겨낸 힘이 되어준 그 시간들이
오늘따라 유독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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