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미국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루비 튜즈데이 맛보기!
뉴욕을 처음 겪는 사람이라면 맨하튼의 화려함에 취해 뉴욕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질지도 모르겠다.
5년 전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맥도널드에서 알바를 하더라도 이 도시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뉴욕은 여행가들에게 강한 매력을 뿜어내는 도시이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빛나는 타임스퀘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센트럴 파크나 브라이언트 파크에선 마치 전혀 다른 공간인 듯한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는 뉴욕의 매력에 빠지지 않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란게 참 간사하다. 뉴욕에 살다 보면 맨해튼 타임스퀘어가 아닌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더 그리워지는 법. 사람은 항상 내 발길이 쉽게 머물 수 있는 곳보다는 그렇지 못 한 곳에 대한 미련이 더 큰 법일 테지.
뉴욕 살이 1년쯤이 되던 어느 날. 뉴욕으로 여행을 온 친구를 만나러 타임스퀘어로 향했다.
한국에선 이것저것 참 많은 추억을 함께 만들어온 친구였지만 해외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 그런지 괜스레 떨렸다.
동생들과 함께 뉴욕으로 여행을 온 친구는 일정이 빠듯해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에야 겨우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함께 있는 곳이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아닌 맨해튼 타임스퀘어라는 사실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살을 에는 듯한 한 겨울 뉴욕의 찬바람에도 우리는 연실 사진을 찍어대고 추운 줄도 모르고 수다를 떨어댔다. 한국으로 돌아갈 비행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우리는 근처에서 간단히 밥을 먹기로 했고 음식값이 상대적으로 타임스퀘어 근처 다른 레스토랑에 비해 저렴한 프랜차이즈인 루비 튜즈데이로 향했다.
뉴욕에 산지 거의 일 년이 되었을 무렵이지만 나의 영어 실력은 그야말로 형편없었다. 유창하게 주문을 하기는커녕 음식을 제대로 시키기나 하면 다행일 정도였지만 어쨌든 우리는 메뉴를 주문하고 1년 치 묵혀뒀던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연애 이야기, 일 이야기, 지인들 이야기 등등 만나지 못했던 시간만큼 우리의 얘깃거리 또한 쌓여 있었다. 2011년 준아와의 첫 만남. 준아는 나보다 먼저 원주 mbc에서 근무중이었고 학교에 다시 가게 되어 일을 그만두게 되어 나는 준아의 후임으로 원주mbc에서 일을 할 수 있었다. 면접을 보던 날 방송국 입구에서 제출한 신분증을 그만 깜박하고 놓고 와서 준아가 내 신분증을 가져와 나에게 전해주며 만난 것이 인연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실제로 같이 일을 한 기간은 전혀 없었지만 그 후 모임을 통해서도 만나고 개인적으로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계속 우정을 이어오고 있었다.
나에게는 사람을 만날 때 이상한 징크스가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첫인상이 너무 좋나 첫 만남에서 굉장히 가까워지는 사람과는 끝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준아는 나의 이런 징크스를 깨 준 친구였기에 내게 준아와의 만남은 어쩌면 더 소중했을지도 모른다. 첫 만남부터 본인이 일하던 파트에서 일하게 될 나에게 이런저런 조언들과 같이 일하게 될 사람들의 특징들 하나하나까지 참 자세하게도 설명해주며 도움을 주었던 친구였다. 나이는 나보다 5살이나 어렸지만 장녀여서인지 준아는 한 번도 동생처럼 느껴지기는 커녕 가끔은 언니처럼 의지도 되는 친구였다.
공항으로 출발해야 할 시간이 정해져 있는 만남이어서인지 시간은 더 빠르게 흘렀고 한국에서 밤새 수다를 떨어로 모자랐던 우리에게 이 시간은 터무니없이 짧게 느껴졌다. 음식을 다 먹고 일어설 때쯤 준아는 내게 빅토리아 시크릿의 바디크림을 선물로 주겠다며 나에게 크림을 내밀었다. 뉴욕에 살고 있는 내게 빅토리아 시크릿의 크림을 선물해주려는 준아가 너무 귀여워서 그만 나는 웃음이 빵터졌다. 우리 집 근처에도 빅토리아 시크릿 매장이 있으니 나는 필요할 때 사서 쓸테니가 한국에 있는 다른 친구들에게 주라며 나는 극구 준아를 말리고 우리는 음식점에서 나와 준아의 호텔 근처까지 함께 걸었다. 수다를 떨다 보니 공항으로 가야 하는 시간이 너무 빠듯해져서 빠른 걸음으로 걸었지만 우리의 수다는 멈출 줄을 몰랐다. 그렇게 5th Ave를 지나 준아의 동생들이 기다리고 있는 호텔에 도착했고 거기서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해야만 했다. 준아는 뉴욕으로 또 여행을 올 테니 잘 지내고 있으라는 인사를 내게 건넸고 나는 그녀에게 조심히 가고 또 연락하라고 인사를 한 채 우리는 헤어졌다.
준아와 헤어지고 기분이 싱숭생숭했던 나는 전철역을 지나쳐 그 추운 겨울 일부러 다음 정거장까지 조금 걸었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뉴 욕살 이를 결정했던 나였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옛 친구를 보니 갑자기 외로움이 사무치는 듯했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먹고 놀고 함께 시간을 보냈던 순간들이 너무나도 그리웠던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인간관계에서 때로 상처를 받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은 분명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서로 위로를 주고받을 수 있는 존재이다. 뉴욕에 지내며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사귀고 만나게 되었지만 옛 친구를 만나는 기쁨에 비할 수는 없었다. 함께한 시간만큼 서로를 잘 알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부분들이 있고 많은 설명을 할 필요가 없으며 큰 에너지를 들이지 않아도 즐거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오래된 친구를 만날 때 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이 아닐까 싶다.
아마 뉴욕에 살아보지 않았다면 늘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위치에 살았다면 친구들과의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몰랐을 것이다. 우리 인생에는 늘 곁에 있어 정말 소중한지 모르고 살아가는 존재들이 있다. 공기나 물 가족 그리고 친구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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