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도 손글씨를 잘 쓰면 소원이 없겠네 >로 손글씨 바르게 쓰기 도전!
뉴욕의 코로나 19 상황이 절정으로 치달았던 4월 중순쯤, 한달동안 집콕 생활을 하다 보니 그간 잘 읽던 책들도 눈에
들어오지 않기 시작하고 뭔가 다른 취미를 만드는 것만이 이 힘든 시기를 지혜롭게 이겨내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상시 책을 읽으면 항상 A4용지에 책 리뷰를 남기는 습관이 있는 나는 글씨가 악필이라 다시 보려고 적어 놓은
내용들을 보기 싫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기에 이번 기회에 손글씨를 배워보기로 했다.
손글씨를 배우고 연습해 볼 만한 책을 검색한 끝에 내가 고른 책은 바로 <나도 손글씨 잘 쓰면 소원이 없겠네>
이 책을 고른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다른 손글씨 연습 책처럼 별도의 도구가 필요 없이 연필만 있으면
기본 연습이 가능했다.
코로나 19 때문에 뉴욕에서 외출도 힘들었던 내게 별도의 펜을 사고 고르고 할 여력이 없었기에 당장 연필로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가 될 수 있었다.
둘째. ㄱ,ㄴ,ㄷ 부터 글쓰기를 연습하게 되어 있는 이 책은 캘리그래피가 처음인 사람에게 적합한 기초 훈련이 가능한
책이었다.
책에는 기본적인 설명부터 손글씨 연습을 할 수 있는 부분과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적어놓음으로써 읽는 사람이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셋째. 연습용 핸디 워크북이 따로 있었다.
책을 다 익은 후에 따로 연습이 가능하도록 연습용 책이 세트 구성으로 판매하고 있었는데 이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물론 책을 토대로 모눈종이를 구입하거나 A4용지에 스스로 연습을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나처럼
게으르고 평상시 셋트 구성을 구매하는 것이 가장 속 편한 구매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 점이 또한
만족스러웠다.
넷째. 책 표지에 쓰여 있는 '악필 교정부터 캘리그래피까지 4주 완성 나만의 글씨 찾기' 라는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마치 정해진 수업을 듣고 따라가듯이 시간별 커리큘럼이 있는 책이어서 시작만 하고 포기해버리지 않고 실행하기가
더 수월할 것 같았다.
책을 구입하고 보니 책의 맨 뒷면에 '4주 연습 진도표'라는 것이 수록되어 있어서 연습을 한 날에는 웃음 표시가 있는
동그라미에 색칠을 하고 연습을 하지 못 한 날에는 울상인 얼굴의 동그라미에 색칠을 할 수 있는 귀여운 종이가 함께 있어 더욱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었다.
평소 혼자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때 항상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색칠을 하는 습관이 있는 내게는 딱 취향저격인
진도표라 책을 받았을 때 괜스레 기분이 더 좋아졌다.
다섯째. 귀여운 글씨체들로 가득 찬 아기자기한 책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진부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취미를 적거나 말해야 하는 순간에 내 답은 항상 '독서'였다. 그래서인지 나는 가끔 표지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책을 고르기도 한다. 물론 책을 좋아해서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책 추천을 요구받는 나는 절대
이 방법을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책의 표지가 예뻐서 책을 구매했을 때 책의 내용이 알차지 않다면
구매한 사람은 그 책을 구매하는데 들어간 비용과 읽는데 쓴 시간을 아까워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만약 어떤 표지가 예쁜 15000원짜리의 책을 구입했는데 내용이 별로였다고 하더라도
어떤 책이든 분명 배울 점이 하나 이상은 무조건 있다고 생각하는 나는 그 책을 손에 집어 들었을 때 기쁨과 거기서 배운
한 가지의 가치만 따지더라도 5천 원짜리 커피 세 잔을 사서 마시는 것보다 큰 행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사람의 가치 차이이기 때문에 모두가 다를 수 있고 이 점에서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약간 독특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인정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특별한 기쁨을 주는 소비 분야가 있을 수 있고 어떤 이에게는 그 품목이
전자제품일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가방과 구두일 수도 있듯 나에게는 그냥 그런 물품이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저자 이호정 님은 사진을 찍고 글씨를 쓰고 가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한다.
내가 갖고 싶은 취미를 다 갖고 있는 사람. 지은이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보니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글씨들로 가득했다.
저자의 인스타그램 속 글씨들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만 해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았던 나는 '나도 어서 손글씨
연습을 시작해야지'하는 의욕이 뿜 뿜 솟아올랐다.
코로나 19 때문에 한국에서 주문한 이 책이 미국에 오기까지는 약 한 달의 시간이 걸렸고 5월이 되어서야 나는 드디어 이 책을 만져볼 수 있게 되었다. 책을 한 장 한장 넘기다 보니 문득 '코로나 19 때문에 감사한 일도 다 있네.' 라는 생각에 헛웃음이 났다.
만약 이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언젠가 손글씨를 배워봐야지'하는 내 생각은 늘 그 '언젠가'만 기다리다 영영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19는 내게 그 '언젠가'가 '지금 당장'이 되도록 만들어주었다.
어쩌면 인생이란 늘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약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독이 되기도 하고 독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약이
되기도 하는... 행복 속에도 불행이 도사리고 있기도 하고 불행 속에서 행복을 찾아낼 수도 있는...
하지만 어떤 사람은 불행속에서도 행복을 찾아낼 수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행복속에서도 자꾸만 불행을 찾아내는 사람도 있다. 끊임없이 행복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은 그런 행복들이 모이고 모여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될 것이며 없는
불행도 만들어 내는 사람은 그런 불행들이 쌓이고 쌓여 불행한 인생을 살게 되는 우리 인생이란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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