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발표, 회의시간 등 우리는 무수히 많은 순간 '말'이라는 것을 통해 '나'를 평가받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가볍게
누군가와 수다를 떨 때도 상대가 하는 얘기에서 '아 이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것을 판단하게 되죠.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좀 더 효과적으로 말을 전달하고 싶어 하고 '말을 잘하고
싶다.'라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을 말로 잘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은 일본 최고의 카피라이터인 우메다 사토시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인데요. 책 <말이 무기다>에서는 30개가 넘는 글로벌 광고제와 공모전을 휩쓴 일본 최고의
카피라이터가 알려주는 완벽한 말하기의 기술이 담겨 있습니다.
재밌게 본 영화나 책의 내용을 친구에게 말해주려고 하는데 웬일인지 말이 입안에서만 뱅뱅 맴돌 뿐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아 결국 '아 몰라. 재밌어 그냥 한 번 봐봐.'라고 얼버무리거나 머릿속으로는 분명 이해한 것 같은데 말로
설명하려니 이야기가 자꾸 산으로 가고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라고 느끼신 적 있으신가요?
이렇게 우리는 머릿속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을 때 스스로 말주변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분야나 주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쉽고 간단한 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죠. 결국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말주변이 부족하다거나 말을 하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말로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말이란 우리의 생각을 전달하는 도구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우리는 생각하는 힘을 키우려고 하기보다는 전달력을
키우는데만 급급하곤 하죠. 하지만 아무리 성우처럼 발성을 키우고 아나운서처럼 발음을 명확하게 하고 배우처럼
호소력 짙은 표현력을 익힌다고 해도 결국 말하고자 하는 내용인 '생각'이라는 것이 없으면 결코 말을 잘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생각하는 힘'이라는 것은 어떻게 키울 수 있는 걸까요? 저자는 이 책에서 머릿속에 파편처럼 돌아다니는 '내면의 말'에 귀를 기울여 이 생각들을 정확한 언어로 바꾸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사고를
두터워지게 할 7단계의 '사고 사이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머릿속에서 솟아나는 내면의 말들을 종이에 적는 '산출'입니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표현하기 힘든 생각들을 모아 단어 또는 짧은 문장으로 A4용지나 포스트잇 한 장에 적습니다.
종이가 아까워도 한 문장이나 한 단어씩만을 빠르게 적어 나가다 보면 보다 쉽게 자신의 내면의 말에 집중할 수 있죠.
두 번째 단계인 연상과 심화에서는 '왜?' '그래서?' '정말로?'라는 생각을 반복함으로써 생각의 폭을 확장하고 깊이를 더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A4용지나 포스트잇에 적힌 머릿속 생각들을 비슷한 것끼리 분류하고 그룹의 이름을 정하는
'그룹화'입니다. 이 때 방향성을 기준으로 가로줄을 깊이를 기준으로 세로줄을 정렬을 하는 과정을 세 차례 정도
반복함으로써 내 생각이 어디로 치우쳐져 있는지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단계인 '관점의 확장'에서는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단계인데요. 가로줄을 보충함으로써 생각의 폭을 넓히고
세로줄을 보충함으로써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객관성 확보' 단계는 2~3일 정도 잠시 손을 떼고 아무것도 않는 시간인데요.
시간을 두고 생각을 숙성시킴으로써 머리를 재충전하고 더 객관적으로 작업에 임할 수 있게 됩니다.
여섯 번째 단계인 '역발상' 단계에서는 단순히 역으로 생각해보거나 의미를 다르게 생각해 보기 또는 누구의 시점으로 대상을 생각하는 가를 바꿔서 생각해 보는 방법을 통해 내가 가진 선입견에서 벗어나 생각의 폭을 더욱 넓힐 수
있습니다.
일곱 번째 단계는 '다각적 사고'인데요. 구체적인 인물을 떠올리고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 생각할까?'를 떠올려 봄으로써
우리는 자신만의 시점이 아닌 다각점 시점으로 대상을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유튜브에 책을 소개하는 과정은 대략 볼 책을 선정하고 책을 읽고 리뷰할 내용을 글로 적고 영상을 편집해서
업로드하는 순서로 진행이 되는데요. 이 과정 중에서 늘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은 책을 읽거나 편집하는 과정이
아닌 리뷰할 내용을 글로 작성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책의 내용은 다 알겠는데 왜 글로만 쓰려고 하면 도무지 진도가 안 나가는 걸까? '아무래도 글쓰기 능력이 한참 부족한가 보다'라고만 생각했었는데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저에게 정말 부족한 부분은 글을 쓰는 기술적인 측면의 능력이 아니라 바로 사고하는 능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그리고 책에서 설명하는 7단계의 '사고 사이클'을 바로 실천해 보았는데요. 평상 시라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려고 할 때 모니터를 한없이 들여다보며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넋 놓고 있던 시간들이 미리 적어두었던
포스트잇을 한 장 한장 넘겨 보는 것만으로도 쓸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게 넘쳐나는 시간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책의 3장에서는 카피라이터답게 비유와 반복, 대구, 단정, 돈호와 과장 등 자신의 생각을 더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두고두고 읽어보며 연습해 보면 좋을 '표현의 기술'들이 담겨 있었는데요.
더 이상 말을 잘하는 것이 '능력'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단순히 말을 잘 하는 기술적 측면이 아닌
'내면의 말'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사고를 확장하고 나만의 언어를 만들고 그를 통해 상대방의 귀가 아닌 가슴에 전달할 수 있는 말하기를 가르쳐주는 책 <말이 기다>를 여러분들도 꼭 한 번 만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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