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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뉴욕

뉴욕 여행 1825m의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 브루클린 브릿지의 낭만

뉴욕여행 브루클린 브릿지

1870년에 시작해 1883년 5월이 되어서야 완공된 브루클린 브릿지는 강철과 케이블로 만든 최초의 현수교로 유명한

곳이다.

 

뉴욕여행 브루클린 브릿지

우리나라에서는 레전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화보 촬영 장소로  소개된 이후 뉴욕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이

필수적으로 방문하는 곳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브루클린 브릿지를 찾을 때면 늘 뉴욕 어디에서보다 더 많은 자랑스러운

나의 모국어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미 유명한 관광지인 이 곳을 많이 찾기도 하지만 

뭐랄까 한국인들에게 브루클린 브릿지는 뉴욕에 여행을 온 사람이라면 백이면 백 전부 들르는 그런 장소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마치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기라도 한냥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찍는 사진들. 

나는 늘 독창적인 것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과 같은 곳에 가고 같은 행동을 할 때 마음의 편안함을 느끼곤 한다.

 

뉴욕여행 브루클린 브릿지

길이 1875m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이며, 뉴욕의 많은 기념품샵의 엽서들을 가득 채우고 있는 그 주인공이기도 한 브루클린 브릿지. 뉴욕이 야경이 가장 예쁜 곳이 아닐까 싶다. 물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락펠러 센터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뉴욕도 한없이 멋지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바라보는 뉴욕의 야경은

언제봐도 일색이라고 생각한다.

 

뉴욕여행 브루클린 브릿지

해 질 녘부터 걷기 시작했는데 다리를 다 건너고 나니 어느덧 날이 어둑어둑해졌고 브루클린 브릿지의 야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한 여름이나 한 겨울 브루클린 브릿지를 걷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여름엔 등줄기에 땀이 주륵주륵 흐를

정도로 덥고 겨울엔 맨하튼 강바람까지 더해져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한 겨울 브루클린 브릿지를

몇 미터 걷다가 포기하고 발길을 되돌려 본 기억이 있는 나는 한 여름이나 한 겨울의 날씨가 오롯이 느껴지는 순간에

브루클린 브릿지를 경험해 보지 않길 권하고 싶다.

 

내가 처음 브루클린 브릿지를 걷던 날도 한 여름이어서 해질녘 걷기를 시작했고 그럼에도 땀이 날 정도로 덥고 습한

날씨었다. 다행히 다리위에 오르면 바람이 많이 불어서 어느 정도 더위를 식혀주긴 하지만 끕끕한 느낌과 끈적임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브루클린 브릿지에 오르는 절기와 시간을 좀 더 계획적으로 생각해 보길 바란다.

 

뉴욕여행 브루클린 브릿지

13년의 건축 기간 동안 무려 27명의 노동자들이 사망하며 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완성된 이 곳 브루클린 브릿지.

중국의 만리장성에 갔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이 아름다움을 위해

희생되었을 수 많은 사람들에 대해...

 

뉴욕여행 브루클린 브릿지

브루클린 브릿지를 찾을 때면 나는 어김없이 그들이 떠오르곤 한다. 생각해 보면 비단 이런 명소들 뿐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전체가 그런 곳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의 숭고한 희생 정신이 있었기에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과거와 또 미래와 연결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밟고 있는 이 땅으 과거에 누군가가 우리에게

도움을 주었을테고 미래에 누군가가 밟고 있을 그 땅에는 또 우리의 발자취가 묻어있을 테니까. 내가 아름다운 자연을

아름다운 명소를 보고 즐길 수 있었던 만큼 우리는 또 누군가에게 그것을 그대로 물려주어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뉴욕여행 브루클린 브릿지

이 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을 애도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들이 우리에게 허락한 이 브루클린 브릿지를 마음껏 느끼는 일이 아닐까 싶다.

 

뉴욕여행 브루클린 브릿지

나무로 된 아래의 틈새 사이로 달리는 자동차를 볼 수 있는 브루클린 브릿지.

틈새 사이로 달리는 자동차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무섭기도 하고 짜릿하기도 한 감정이 교차될 것이다. 높은 전망대에서

뉴욕을 내려다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 

 

뉴욕여행 브루클린 브릿지

뉴욕에는 너무나도 로맨틱한 많은 관광 명소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으뜸은 바로 이 곳 브루클린 브릿지가 아닐까 싶다.

내가 만약 뉴요커고 이 곳에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면 나는 반드시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데이트를 즐겼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걷는 것을 좋아하고 야경을 보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장소가 아닐까.

 

뉴욕여행 브루클린 브릿지

1825m의 긴 다리를 함께 건너며 나무 틈새로 발밑을 쌩쌩 달리는 차들을 느끼다 보면 함께 걷는 누구와도 금세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은 이 곳 브루클린 브릿지!!!

 

브루클린 브릿지를 함께 걷는 연인들은 과연 무슨 대화를 나눌까?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바라보며 뉴욕의 야경에 취한 이들은 과연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며 사랑에 빠질 확률이 높다고 한다. 심장이 빨리 뛰면서 그들은 그 감정을 '떨림'이라고 느끼고

그 느낌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쉽게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흔들거리는 나무 틈새 사이로 달리는 차들을 내려다 보며 지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이 곳에서 뉴욕의

야경을 한 눈에 내다 볼 수 있는 이 곳 만큼 사랑에 빠지기 쉬운 장소가 또 어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느 겨울 나는 이토록 로맨틱한 브루클린 브릿지 입구에서 약 100m 정도를 걷다가 혼이 나갈듯한 추위에 결국 포기하고 소호에서 가서 실컷 쇼핑이나 즐겼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겨울 맨하튼의 칼바람과 추위는 웬만한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는 남자들도 제압할 수 있는 강추위인 만큼 겨울을 제외한

다른 계절에 브루클린 브릿지를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