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뉴욕에 도착한 날. 뉴욕이 처음인 동생을 어디에 데려가면 좋을까 고심하다 제가 선택한 곳은
바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었다. 뉴욕의 상징이기도 한 자유의 여신상이나 센트럴 파크같은 곳도 좋았겠지만
장시간 비행기에서 고생했을 동생에게 큰 무리가 되지 않으면서도 뉴욕에 왔다는 것을 가장 실감나게 할 수 있는
장소가 어딜까를 고민하다 결정한 선택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제 동생도 처음 온 뉴욕 여행에 신이 난 탓인지 뉴욕 지하철이 우리가 살던 한국 지하철보다
얼마나 지저분하고 냄새나는지는 전혀 알아채지 못 한 채 그저 여행의 기쁨에 취해있는 듯 했다. 뉴욕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쥐를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는 내 마음은 알지도 못한 채 동생은 한참 신이 나있었다.
동생의 장난기어린 표정을 보니 내가 12살 때 태어난 아가 시절 동생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아침부터 산통이 시작된 엄마는 허리가 너무 아프다며 배를 잡고 바닥을 구르고 있었고 아빠가 병원에 갈 채비를 하는 것을 보며 학교에 갔던
나는 온종일 학교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하교를 하자마자 아빠와 함께 엄마 뱃속에서 나왔을 귀여운 아기를
상상하며 병원으로 간 나는 간호사 선생님이 보여주는 내 동생이라는 아이를 보고 "쟤 내 동생 아니예요."라고 말했단다.
양수에 쌓여있었던 탓에 얼굴은 허물같은 것이 남아있던 상태였고 얼굴은 내가 상상한 아기처럼 하얗고 뽀얀 것이
아니라 빨갛다 못 해 까맣기 까지 한 것 처럼 보였으며 무엇보다 눈이 툭 튀어나와 개구리가 연상되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동생이 세상에 나온 순간을 이미 어린이가 되어 지켜볼 수 있어서였을까. 동생에 대한 내 감정은 늘 반은
엄마처럼 또 나머지 반은 언니처럼 애틋한 편이다.
그런 동생이 이제 이렇게 커서 대학교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아 이제 곧 사회인이 된다는 것이 또 이렇게 멀리까지 언니를
보러 비행기를 타고 혼자왔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정말 오랜만에 본 동생이 너무 반갑기도 하고
이렇게 짧은 시간 참 많은 생각을 한 건 꽤 오랜만에 있는 일인 것 같다. 매일 쳇바퀴도는 듯한 인생을 살다 보면 사실
생각이라는 것을 할 일이 별로 없는지도 모른다. '생각'을 하는 것은 대개 다른 누군가의 몫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생각'을 따르는 사람들 또한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론 인천에서 뉴욕까지 14시간 비행에도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관광이 가능한 20대의 체력이 마냥 부럽기도 했다.
장거리 비행에 시차까지 완전 다르니 피곤해서 기진맥진 할 만도 한데 동생은 마치 지하철을 타고 영등포에서 강남역에
도착한 사람인냥 넘치는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이곳이 바로 1931년 완공된 높이 381m, 102층 높이를 자랑하는뉴욕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이렇게 모형과 먼저 사진을 한 장 남겨보았다.
1974년 완공된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9.11 테러로 무너진 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다시 뉴욕의 최고층 빌딩이 되었다고 한다.
영화 <킹콩>과 <러브 어페어>등 수많은 명작들의 배경으로 등장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뉴욕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많은 영화들을 보며 '뉴욕'이라는 도시에 대해 로망을 키우는 세계인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에서 대부분의 관광지들이 그렇듯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인 만큼 입장 시
보안 검색이 꽤 까다로운 편이예요.
이곳에서는 특히 삼각대나 유리병, 비디오 촬영용 마이크 등이 제한되기 때문에 방문하기 전에 금지품목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입장이 거절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물건을 맡겨야 하고 내려올 때 이를 다시 찾아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운 것을 원치않는 사람이라면 소지품을 잘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전망대는 86층과 102층 두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2층에서 먼저 티켓을 구매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86층 전망대부터
도착한다.
86층 전망대는 이렇게 실내에서 맨해튼의 전경을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창문 사이로도 맨하튼의 야경에 빠져들기에
충분할 정돌 멋있게 잘 꾸며져 있는 곳이다.
창문에 걸터앉아 사진을 찍으면 맨하튼의 풍경이 마치 액자처럼 프레임에 쏙 들어와서 사진이 정말 잘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너도 나도 할 것없이 이렇게 창문에 걸터앉아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전망대를 가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해가 질 무렵일 것이다. 아직 해가 지기 전 밝을 때 맨해튼의 풍경도 구경하고 해가 진 후에 야경도 함께 구경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하시는 절기에 맞춰서 해질 무렵에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02층 전망대로 가면 드디어 야외에서 맨해튼의 야경을 볼 수 있다.
정말 봐도 봐도 너무 예뻐서 '내가 정말 이 도시에 살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뻤다.
14시간 비행 후 시차 따위도 없이 즐거워하는 동생의 모습을 보니 역시 젊음이 좋긴 좋은가보다.
전망대 구경을 다하고 아래로 내려가는 출구 쪽으로 향하는 초입에서 사진을 찍으면 이렇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가장 높이 서있는 듯 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아래로 내려가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라 사진을 빨리빨리 찍고 비켜줘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포즈를 미리 정하고 한 번에 마음에 딱 드는 사진을 찍는 것이 좋다.
동생이 이렇게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뉴욕 도착 첫날 동생과 함께 향한 장소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정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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