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뉴욕을 여행할 당시만 해도 Shake Shack버거가 아직 한국에 들어가지 않았을 때였다.
그래서 뉴욕을 여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뉴욕 여행 시 꼭 맛봐야 할 음식으로 버락 오바마가 즐겨먹었다는
파이브 가이즈의 버거와 함께 Shake Shack버거가 소개되곤 했다.
현재는 한국에도 Shake Shack버거가 입점이 되었지만 뉴욕에서도 먹어보고 한국에서도 먹어봤다는 동생의 말에
의하면 확실히 뉴욕 Shake Shack버거가 맛이 있다고 한다. 동생과 함께 쉑쉑버거 맛을 본 엄마에게 물어봤더니
무슨 맛인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 정말 맛이 별로였던 걸까. 아니면 현지에서 뉴욕 감성이 가득 담긴
쉑쉑버거 본점에서 버거 맛을 이미 봤기 때문일까?
우리가 매번 찾은 뉴욕에서의 Shake Shack은 매디슨 스퀘어 파크 내에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동생은 그 분위기를
사랑해서 햄버거의 맛을 더 맛있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매디슨 스퀘어 파크는 센트럴파크처럼 커다란 나무위를 자유롭게 다니는 다람쥐들을 보며 한껏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하고 안쪽에는 강아지 놀이터도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대개는 주문을 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나 한 시간 이상을 줄을 서는 경우도 허다하다. 내가 처음 뉴욕을 여행하던 5년전
혼자 여행중이었던 나는 이 곳에서 두 시간동안 땡볕에 줄을 섰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줄이 그 정도까지 길지는
않은 것 같다.
길게 늘어져 줄을 서는 곳을 등지고 앉으면 바로 앞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바라보며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
뉴욕에 와서 처음 이 곳을 방문했던 동생은 버거 맛에 한 번 반하고 분위기에 또 한 번 반해서인지 이 곳을 정말
좋아했던 것 같다.
동생은 레귤러 Shack버거를 나는 머쉬룸 버거를 주문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치즈가 올려진 프렌치프라이는 약간
느끼하긴 해도 한국 여성 대부분이 사랑할만한 맛이다.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콜라를 찾게 될법한 약간의 느끼함은 있지만 이 감자와 치즈의 조합은 가히 환상적이다.
이 곳에서는 현지인들이 이 감자를 밀크 쉐이크에 찍어 먹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우리도 잠시 뉴요커 흉내를 내며 밀크 쉐이크에 찍먹을 도전해 보기도 했지만 결국 콜라를 드링킹 할 수밖에 없었다.
유명 레스토랑 경영자인 대니 마이어의 음식점으로 가격은 저렴한 편이지만, 맛은 고급 레스토랑 못지 않게
맛있을 뿐 아니라 패티의 신선함도 그 인기에 한 몫을 하는 듯하다.
LA스타일의 버거로 보통의 미국식 햄버거보다 크기가 작은 편이긴 하지만 보통의 여성은 싱글 Shack버거 또는
머시룸 버거 하나 정도로도 충분히 배를 채울만한 양이다.
정말 맛있는 음식 먹을 때 나오는 못생긴 표정. 평소라면 당장에 휴지통으로 보내버려도 모자랄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이지만 동생과 함께 한 순간 순간이 소중해서인지 왠지 사진들을 지우고 싶지가 않았다.
못난이처럼 나온 사진도, 또 여행 중 싸워서 말없이 걷던 순간들마저도 어느덧 벌써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해가질 즘 이 곳에는 이렇게 전구에 불이 들어오며 메디슨 스퀘어 파크에 위치한 Shake Shack버거만이 줄 수 있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보다 10배 이상의 금액을 지불하고서야 갈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아마 이보다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쉽지 않으리라 생각될 만큼 해 질 녘 메디슨 스퀘어 파크 내에 위치한 Shake Shack버거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뉴욕에 와 있는 기분을 가장 잘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곳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테이블에 앉아서 형형색색 조명이 변하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바라보고 있으면 떼 지어 날아다니는
날파리들과 내 피를 갈취하려 전력을 다해 달려드는 모기마저도 괘념치 않을 정도의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게 된다.
한 달 동안 동생이 뉴욕 여기저기를 여행하면서 어느 곳을 가장 좋아했는지 나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어디가 좋았느냐는 질문을 몇 번 던져보기도 했지만 천성이 착한 동생은 늘 나를 위해 몇 번의 거짓말을 했을 것이다.
혼자서 갔던 곳보다는 내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데려간 곳을 순위에 넣어야 한다는 압박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기에 동생은 이 곳 Shake Shack버거에서 매번 가장 즐거워 보였다.
심지어 한국으로 떠나기 며칠 전까지도 Shake Shack버거를 한 번 더 먹어야 한다는 말을 달고 살 정도였으니
Shake Shack버거를 정말 좋아했던 것만큼은 틀림없는 듯하다.
사람들은 흔히 '관계'에 있어서 '말을 해야 알지'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한다.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의 마음을
알기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이란 대개 말을 하지 않아도 때로는 자신보다도 서로를 잘 아는
그런 '관계'가 아닐까 싶다.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지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게 되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가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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