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여행 여자 가방 브랜드로 인기 만점인 코치 매장에서 엄마 선물 고르기!
몇 해 전 처음 뉴욕으로 여행을 오게 되었을 때 나는 엄마에게 필요한 물건이 있는지를 물었다.
"뉴욕 여행 다녀올 건데 엄마 가방 하나 사 올까?" 했더니 엄마는 코치 가방을 사 오라고 했다.
코치는 국내에서도 꽤 인기가 있는 브랜드이고 미국에 베이스를 두고 있는 브랜드이다 보니 미국에서 훨씬 싸게 살 수 있는 제품이다.
부담 없는 금액에 디자인도 괜찮고 꽤 튼튼해서 실용성도 좋아서인지 뉴욕에 사는 동안 '현지인들도 코치를 꽤 좋아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뉴요커들이 이 브랜드 제품을 들고 다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코치의 디자인은 딱정벌레나 나비, 꽃과 같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을 전에 어떤 잡지에서 본
기억이 났다. 항상 무난한 블랙 컬러의 가방만 드는 엄마 모습이 떠올라 코치는 비싸지 않으니까 좀 컬러풀한 가방은
어떠냐고 물어도 엄마의 선택은 역시나 블랙이었다.
아마 엄마가 가장 원했던 디자인과 색깔은 이런 느낌이었을 것이다. 실제 사진을 찍어서 여러 스타일의 가방을 엄마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내주고 어떤 가방이 마음에 드는지 몇 번을 물어도 엄마의 선택은 블랙컬러의 베이직한 스타일이었다.
언제, 어디에나 들 수 있는 가장 무난하고 실용적인 스타일의 가방.
그리고 왜 이렇게 저렴한 가방을 들고 다니냐는 듯한 남들의 눈총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합리적인 금액의 브랜드 가방.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다 보니 엄마의 선택이 왜 더 비싼 고가의 브랜드가 아니라 굳이 코치였는지는 자명해졌다.
엄마에게 사진으로 이 강렬한 레오파드 가방을 찍어보내 이걸로 사주겠다고 하니 그런 가방은 평생 들일이 없다고
펄쩍 뛴다. 엄마 돈으로 평생 살 일없으니까 딸이 사줄 때 한 번 드는 가방이라고 해도 끝끝내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는 엄마.
강렬한 레오파드 디자인은 젊은 사람들도 부담스러워할 수 있는 디자인이기에 그럴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나는 엄마의
취향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엄마 스타일은 뭘까? 딸들처럼 엄마에게도 정말 취향이라는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무난하고 오래들 수 있고 튼튼하면서 가벼운 가방을 찾는 것은 엄마의 취향이었을까? 생활력이었을까?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결국 엄마가 그토록 원했던 코치의 검정 가방을 사주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엄마가 고른 이 코치의 블랙 컬러의 가방보다 10배 더 비싼 명품 브랜드의 가방을 선물했다.
다른 컬러의 가방은 정말 엄마가 안 들지도 몰라 이 코치 가방과 비슷한 디자인의 명품 브랜드를 사드렸지만
엄마는 일 년에 몇 번도 채 그 가방을 들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때 내 선택이 옳았는지 아닌지. 정말 이렇게 부담 없는 금액의 가장 무난한
블랙 컬러의 가방이 엄마의 취향인 건지 아니면 '엄마'라는 이름이 만들어낸 취향인건지.
'엄마'는 늘 나처럼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사고 싶은 것을 다 사는 사람이 아니니까.
엄마의 진짜 취향은 알 수 없다. 어쩌면 엄마 자신도 모를지도.
중요한 건 '엄마도 나처럼 예쁜 것을 보면 그 자체로 기분이 좋아지는 여자라는 것'.
'세상에 그런 엄마를 알아줄 유일한 존재는 바로 엄마와 같은 성의 딸이라는 것' 이 두 가지가 아닐까 싶다.
딸이 엄마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에는 꽤 여러가지가 있다.
친구들과 하는 것 처럼 엄마와 쇼핑을 하고 맛있는 음식점에도 가고 영화도 보고 함께 운동을 하기도 하고 무더운 여름 날 시원한 커피샵에 앉아 빙수를 한그릇 먹을 수도 있고 아빠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보다는 꽤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엄마를 사랑하는 방법 중 가자 효과가 큰 방법은 바로 '여자로서의 엄마'를 생각하는 일이다.
'엄마가 어린 소녀였을 때 엄마의 유년 시절은 어땠을까?' '엄마의 첫사랑은 어땠을까?' '처녀 시절 엄마는 어떤 여자였을까?' 나는 대개 이런 생각들을 할 때 나의 엄마를 가장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처럼 억센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 3의
성이라 불리우는 '아줌마'가 되기 전 '엄마'를 떠올리면 나는 늘 엄마를 너무나도 뜨겁게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엄마가
어떤 잔소리를 하고 어떤 바보같은 말을 해도 엄마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내가 한 명의 '여성'으로 성장해 가는 동안 '여성성'이라는 것이 채워지는 동안 엄마에게는 어쩌면 그런 것들이
빠져나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를 키우는동안 더 강해져야 하기 때문이었건 자연스러운 호르몬의 변화로 인한
것이었건 아무튼 시기적으로 그렇다. 아빠에겐 조금 미안한 생각이지만 아마 엄마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지 않는한 이제 더이상은 누구도 그런 엄마의 소녀 시절을 처녀시절을 궁금해하지도 않고 물어주지도 않을 것이다. 이제 엄마의 가장
예뻤던 시절을 물어봐주고 엄마의 그 시절 이야기를 들어 줄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는 바로 딸 두명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소설 <엄마를 찾아서>를 읽고 나서 했던 생각들이다.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무엇인지.' '엄마는 어떤 영화 장르를 좋아하는지'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어떤 꽃인지' 물어봐줄 사람, 세상에서 엄마를 가장 잘 이해해주고 사랑해줄 수 있는 존재는 아마 '딸'이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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