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던 역사적인 도시 필라델피아. 현지에서는 흔히 'Philly'라는 약칭으로 더 자주
불리우는데요. 1790년부터 10년간 미국의 수도였으며 미국의 다섯 번째 대도시이자 여섯 번째로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곳입니다. 아이비리그가 속해 있는 펜실베니아 대학교가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죠.
뉴욕에서 필라델피아까지는 기차 또는 버스로 갈 수 있는데요. 저는 2층버스가 타보고 싶어서 메가버스를 이용했어요.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메가버스를 타러 줄지은 사람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져있었는데요. 1층보다 2층 좌석중 특히 맨 앞자리는 금액은 약간 비싸긴 하지만 맨하튼부터 필라델피아로 가는 길에 바깥 풍경을 보기에는 참 좋더라고요.
이번 필라델피아 여행 중 버스에서 읽을 책으로 파을로 코엘료의<마크툽>을 챙겨갔는데 비 오는 맨해튼 거리가 너무 예뻐서 책보다는 경치에 빠져서 필라델피아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바로 앞에 있는 La COLOMBE는 워낙 인기가 많은 카페라 필라델피아에만도 여러 개의 체인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인데요. 저는 가장 인기 있는 커피 메뉴인 라떼와 어떤 빵을 함께 먹을지 고민하다가 황도 같은
복숭아가 있는 빵을 골랐는데 완전 굿초이스였어요!
새로운 곳에 가면 항상 평소 못 먹어 보던 음식을 주문하는 편이라 이 날도 생소한 빵을 주문했는데 복숭아의 달콤함과
빵의 부드러움이 한데 어우러져 정말 맛있더라고요. 저처럼 단거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반할 수 밖에 없는 맛이었어요.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독립 역사 공원과 자유의 종이 있는 건물 앞인데요. 바로 건너편에 관광객들에게 필요한 브로셔나 안내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는 건물이 있어서 필라델피아에 처음 방문하신다면 그곳에 먼저 들러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자유의 종을 보러 가려면 가방 검사 등의 보안 절차를 먼저 거쳐야 하고 줄을 서야 할 정도로 관광객들이 늘 많이
모여있는 곳이라 조금 서두르시면 좋아요.
저는 처음 필라델피아에 갔을 때 긴 줄을 서고 보안 검색도 한 후에 자유의 종에서 사진도 엄청 많이 찍이서 오늘은
패스하고 바로 엘프레스 앨리로 걸어갔어요.
걷기에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필라델피아는 어느 거리를 걸어도 뉴욕처럼 인파가 들끓지 않아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천천히 걸으면서 필라델피아 고유의 느낌을 느껴보기 좋은데요.
이 곳은 필라델피아의 초창기 미국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예요. 예술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이 곳은 1836년까지 건축된 32개 건물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굉장히 아기자기하면서도 보헤미안 느낌이 풍기는 곳이라 핸드폰으로 막 찍어도 늘
사진이 참 예쁘더라고요.
저는 여행을 할 때 자그마한 물건이라도 하나씩을 꼭 사는 편인데요. 집에 돌아와서 그 물건이 비록 실용성이 떨어져서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물건에는 제가 그 도시를 여행했을 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 같아서 언제 봐도 기분이 참 좋아지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필라델피아의 상징 LOVE동상과 자유의 종이 함께 있는 자석과 100달러짜리가 프린티 되어 있는 안경을 닦을 수 있는 융을 구입했어요. 자석은 집에 돌아와서 냉장고에 붙여 놓고 엄청 잘 쓰고 있어요!
필라델피아 뮤지엄으로 가기 전 배를 채울 겸 필라델피아하면 빠질 수 없는 필리 치즈 스테이크를 먹으러 리딩
터미널까지 걸어갔어요. 사실 필리치즈스테이크는 필라델피아 어느 레스토랑에서 먹어도 웬만큼 맛있지만
그래도 일단 사람들이 가장 많이 줄 서있는 곳에서 먹기로 결정했는데요.
역시나 사람들이 줄서있는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역시나 미국 음식답게 한국 사람 입맛에는 굉장히 짠 편이에요.
맛있긴 한데 저에겐 콜라 없이는 먹을 수 없는 음식! 든든히 배를 채우고 나서야 필라델피아 뮤지엄으로 향했습니다.
리딩터널 마켓에서 필라델피아 뮤지엄까지는 거리가 꽤 되지만 저는 그냥 풍경을 보면서 걷고 싶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걷기로 했어요. 특히나 도심 풍경보다는 현지인들이 운동을 하는 공원 쪽으로 걸으니 더 여유롭고
좋더라고요. 필라델피아는 제가 살고 있는 뉴욕에 비하면 엄청 한적한 곳이지만 당일치기라도 여행인 만큼 더 한적함을 느끼고자 선택한 경로인데 여유롭게 조깅을 즐기고 있는 현지인들을 보고 있으니 덩달아 저까지 더 여유로워지는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뮤지업 입장료는 성인의 경우 20달러로 약 23000원 정도지만 학생증을 제시하면 그 보다 훨씬 저렴한 14달러 정도로도 입장이 가능합니다. 언젠가 연간 회원권을 끊어 마음껏 오가고 싶다는 생각을 뒤로하고 이렇게 두 번째 필라델피아
뮤지엄을 방문했습니다.
이 날은 운 좋게도 어떤 공연을 하고 있길래 공연을 보면서 마실 칵테일 한 잔을 주문했어요.
뮤지엄에서 마셔서 그런지 평범한 칵테일도 참 맛있더라고요.
공연도 보고 작품 감상도 하고 뮤지엄 스토어에 들려서 기념품까지 사고 나니 어느새 해가 져서 필라델피아의 야경을
보며 버스정거장으로 향했습니다.
뉴욕의 시끌벅적함에서 벗어나 한적함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시 필라델피아. 미국 동부에는 뉴욕, 보스턴, 워싱턴DC, 나이아가라 폭포 등 둘러볼 곳이 참 많지만 그중에서도 필라델피아가 가장 좋은 이유는 바로 이런 점
때문인 것 같아요. 뉴욕에 사는 동안 매년 한 번씩은 꼭 오고 싶은 필라델피아. 다음번 만남을 기약하며 안녕.